많은 집사들이 이렇게 생각해요.
그런데 고양이의 생각은 조금 다를 수 있어요.
INTRO
덮개, 씌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?
고양이 화장실을 사러 가면
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게 있어요.
“덮개 있는 거 살까, 없는 거 살까?”
집사 입장에서는 답이 뻔해 보여요.
덮개가 있으면 냄새도 줄고, 모래도 덜 튀니까요.
그런데 수의사들은 오랫동안
“덮개형은 피하세요”라고 권해왔어요.
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요?
2013년, 이 질문에 실험으로 답한 연구가 있어요.

PART 1
수의사들은 왜 덮개를 싫어했을까?
수의사들이 덮개형 화장실을
권장하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예요.
🔹 암모니아가 내부에 축적돼 고양이 호흡기에 해롭다
🔹 어두운 내부가 고양이를 불안하게 만든다
🔹 다묘 가정에서 출입구가 하나라 매복 공격에 취약하다
이 우려들은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여요.
좁은 공간에 냄새가 갇히면
사람도 불쾌한데 고양이는 오죽하겠어요.
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.
실제로 실험해본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.
핵심 포인트:
“덮개형은 나쁘다”는 통념은
오랫동안 실험적 근거 없이 전해져 온 것이었어요.
2013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실험이 이루어졌어요.
PART 2
Grigg 연구팀의 실험 — 진짜 고양이에게 물어봤어요
2013년, UC Davis의 Emma Grigg 박사 연구팀이
이 오래된 질문에 답하기 위해
실험을 설계했어요.
🔬 참여 고양이: 28마리 (분석 27마리)
🔬 연령: 3개월~15세 (평균 3.1세)
🔬 방법: 동일한 크기의 덮개형·오픈형 화장실을 나란히 배치
🔬 기간: 14일간 자유 선택
🔬 측정: 매일 배변량을 무게로 측정
실험 조건은 철저했어요.
같은 모래, 같은 크기(82.5×50.2cm),
매일 1회 청소.
다른 건 딱 하나.
덮개가 있느냐 없느냐.

PART 3
결과: 고양이 70%는 “상관없어요”
14일간의 실험 결과,
예상과는 다른 답이 나왔어요.
(19마리)
(4마리)
(4마리)
통계적으로도 두 화장실 사용량에
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어요.
(대응표본 t검정, t=0.44, p=0.66 — 두 화장실의 사용량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없다는 뜻이에요)
즉, 대부분의 고양이는
덮개가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았어요.
“덮개형은 나쁘다”는 통념이
실험으로 뒤집어진 순간이었어요.
연구팀의 결론:
“화장실을 매일 청소해준다면,
대부분의 고양이는 덮개 유무에 대한 선호를 보이지 않는다.”
— Grigg, Pick & Nibblett (2013)
PART 4
그렇다면 덮개형이 무조건 괜찮을까?
연구 결과가 “상관없다”라고 했으니
덮개형을 써도 될까요?
꼭 그렇지는 않아요.
이 연구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어요.
✅ 매일 1회 이상 청소 — 암모니아가 쌓이기 전에 제거
✅ 충분히 큰 화장실 — 가로 82.5cm, 세로 50.2cm
✅ 무향 모래 사용 — 향과 암모니아가 겹치지 않도록
✅ 고양이가 자유롭게 선택 — 오픈형 대안이 있었음
특히 청소 빈도가 핵심이에요.
Cornell 대학 수의학센터에 따르면
덮개형 화장실은 냄새를 내부에 가두는 구조예요.
청소가 밀리면 암모니아 농도가
오픈형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요.
주의:
덮개형 화장실의 “괜찮다”는 결론은
“매일 청소한다”는 전제 위에 성립해요.
2~3일에 한 번 청소하는 가정이라면
오픈형이 더 안전한 선택일 수 있어요.

PART 5
우리 집 고양이에게 맞는 선택법
연구와 가이드라인을 종합하면
정답은 “고양이마다 다르다”예요.
하지만 판단 기준은 명확해요.
덮개형이 잘 맞는 경우
✅ 매일 1회 이상 청소할 수 있는 가정
✅ 고양이가 좁은 공간을 좋아하는 성격 (박스를 좋아하는 아이)
✅ 모래 비산(날림)이 심한 모래를 사용할 때
✅ 1인 가구로 화장실을 생활공간에 둬야 할 때
오픈형이 더 나은 경우
✅ 청소를 2일 이상 건너뛰는 경우가 잦은 가정
✅ 다묘 가정 — 매복 공격의 위험이 있으니 탈출 경로가 넓은 게 좋아요
✅ 대형묘 (6kg 이상) — 덮개형은 내부 공간이 비좁을 수 있어요
✅ 고양이가 화장실을 기피하기 시작했을 때
가장 확실한 방법: 카페테리아 테스트
같은 모래를 넣은 두 화장실을
나란히 놓아주세요. 같은 장소, 같은 조건.
다른 건 덮개 유무 하나뿐이어야 해요.
Grigg 연구팀처럼 14일간 지켜보세요.
어느 쪽을 더 자주 쓰는지,
어느 쪽에서 더 편안해 보이는지 체크해요.
한쪽을 확실히 선호하면 그걸로 통일하고,
차이가 없다면 집사 편의에 맞춰도 괜찮아요.
다만 매일 청소는 어느 쪽이든 필수예요.

CLOSING
마치며
덮개형이 나쁘다는 건 근거 없는 통념이었고,
덮개형이 무조건 좋다는 것도 아니에요.
과학이 알려준 답은 이거예요.
“매일 청소해주면 대부분의 고양이는 상관하지 않는다.
하지만 30%의 고양이는 확실한 선호가 있다.”
우리 집 고양이가 어느 쪽인지는
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어요.
두 개를 나란히 놓고, 2주만 지켜보세요.
고양이가 답을 알려줄 거예요.
참고 문헌
- Grigg, E. K., Pick, L. & Nibblett, B. (2013). “Litter box preference in domestic cats: covered versus uncovered.”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, 15(4), 280-284. PubMed
- Cornell University College of Veterinary Medicine. “Feline Behavior Problems: House Soiling.” Cornell Feline Health Center. 자료 링크
- ASPCA. “Common Cat Behavior Issues: Litter Box Problems.” 가이드 링크
- Iwabuchi-Inoue, Y., Hattori, Y. & Kikusui, T. (2025). “Litter box size and litter type preference and their associated behavioral changes in cats.” Journal of Veterinary Medical Science, 87(6), 614-620. PMC
- Ellis, S. L. H. et al. (2013). “AAFP and ISFM Feline Environmental Needs Guidelines.”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, 15(3), 219-230. PubMed
